문화

트로트: 한국 대중가요의 뿌리와 그 변화의 역사

무_소식 2024. 8. 29. 15:02

트로트에 대한 소개


트로트는 한국의 대표적인 대중가요 양식으로, 일제강점기 일본 엔카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습니다. 한국 전통 민요의 요소와 일본 대중가요의 영향을 결합하여 독특한 음악적 특징을 가진 트로트는 1930년대 중반에 정착되었으며, 이후 한국 대중가요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트로트는 ‘뽕짝’이라는 비하적 명칭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시대를 거치며 끊임없이 변모하고 발전해 왔습니다.

트로트의 기원과 초기 역사

트로트라는 이름은 서양의 춤곡인 폭스트로트에서 유래했지만, 실제로 한국의 트로트는 2박자 리듬을 제외하고는 폭스트로트와 관련이 거의 없습니다. 트로트는 주로 단조 5음계(‘라시도미파’)나 장조 5음계(‘도레미솔라’)를 사용하며, 장조에서는 ‘라’의 비중을 높여 독특한 선율을 만듭니다. 이러한 특징은 일본 엔카에서 유래한 것으로, 한국에서 트로트가 형성될 당시 일본 대중가요의 번역 및 번안곡이 유행하였기 때문입니다.

트로트는 1930년대에 국내 창작이 본격화되면서 독자적인 음악 양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1932년 이애리수가 부른 〈황성의 적〉, 1934년 고복수의 〈타향〉, 그리고 1935년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등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시기부터 트로트는 단조 5음계와 특유의 꾸밈음이 강조된 2박자의 리듬으로 정착되었으며, 한국 전통 민요와는 다른, 일본식 대중가요의 정서를 반영하는 새로운 장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트로트의 변화와 발전

1960년대에는 미국 대중음악의 영향이 강해지면서 트로트의 인기가 쇠퇴하는 듯했지만, 1964년 이미자가 부른 〈동백 아가씨〉를 통해 다시 부활했습니다. 이후 1970년대 초까지 트로트는 재차 인기를 얻었으며, 이 시기의 대표 가수로는 이미자, 배호, 조미미, 남진, 나훈아 등이 있습니다. 1970년대 후반에는 록과 포크송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트로트는 일시적으로 위축되었으나,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인해 다시금 대중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트로트는 ‘뽕짝 메들리’ 형식의 음반을 통해 다시 한번 대중화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주현미가 〈비 내리는 영동교〉를 불러 큰 인기를 얻었으며, 이 시기의 트로트는 전통적인 비극성을 벗어나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의 노래가 주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특히 주현미, 현철, 문희옥 등은 특유의 비극적 정서를 제거하고 기교적인 꾸밈음을 강화하여 향락적이고 즐거운 감정을 부각시켰습니다.

1990년대 이후 트로트는 점점 더 신나는 노래로 변모하며, 유흥의 자리에서 흥을 돋우는 데 적합한 음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장윤정, 박현빈 등 2000년대의 트로트 가수들은 신나는 분위기를 바탕으로 트로트의 대중성을 한층 높였으며, 이 시기의 트로트는 전통적인 5음계를 유지하지 않으면서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올드패션의 노래 경향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트로트의 사회적 의미와 평가

트로트는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여 사랑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트로트는 일본 대중가요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다는 이유로 ‘왜색’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196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트로트의 일본적 요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뽕짝 논쟁’으로 불리는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트로트가 지나치게 애수의 감정을 담고 있어 퇴폐적이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로트는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내는 대표적인 대중가요로 인정받고 있으며,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송창식의 〈왜 불러〉, 정태춘의 〈나 살던 고향〉 등 작가주의적 시도와 다양한 리메이크 작품들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트로트는 단순히 과거의 음악 양식에 머무르지 않고, 대중과의 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습니다.

결론: 트로트의 미래와 지속 가능성

트로트는 한국 대중가요의 뿌리로서, 그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록 일본 엔카의 영향을 받으며 형성되었지만, 한국인의 정서를 독특하게 담아낸 트로트는 세대를 넘어 사랑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변화를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갈 것입니다. 트로트의 다양한 변주와 현대적인 재해석은 한국 대중음악의 풍요로움을 반영하며,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화적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